▲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PO) 전북 현대와 서울 이랜드의 경기. 이날 승리로 강등을 피한 전북 선수들을 김두현 감독이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강등 위기에서 간신히 기사회생하며 악몽 같은 시즌을 보낸 프로축구 전북 현대가 결국 ‘감독교체’ 를 선택했다. 전북은 16일 김두현 감독과 상호 합의로 계약을 해지한다고 발표했다.
김두현 감독과 전북의 두 번째 결별이다. 김 감독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전북에서 수석코치와 감독대행을 역임했다. 이후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부임하면서 전북을 떠나 중국 슈퍼리그 청두 룽청의 코치로 자리를 옮겼던 김 감독은, 올해 5월 페트레스쿠 감독의 사임으로 다시 공석이 된 전북의 정식 감독에 선임되며 1년 만에 복귀하게 됐다. 만 42세로 전북 역사상 최연소 사령탑이기도 했다.
김두현 감독은 비록 ‘초보 감독’이었지만, 이미 구단 사정에 밝은데다 지난해 감독대행 시절 나쁘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기에 소방수로서 팬들의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전북은 김 감독 부임 이후 초반에만 잠시 반짝했을 뿐 좀처럼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며 반등의 실마리를 찾는 데 실패했다.
전북은 이미 김 감독이 부임하기 전부터 공수 밸런스가 망가져 있는 상태였다. 여기에 선수단 내 파벌 다툼과 베테랑 선수들의 음주 사건, 팬들과의 갈등 등으로 팀 분위기도 엉망이었다. 시즌 중 부임한 김 감독은 짧은 기간 안에 자신의 축구철학을 녹여내고 선수단을 장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전북은 김두현호 체제에서 7승 6무 11패, 승점 27점을 추가하는 데 그쳤다. 최종 순위는 리그 10위로 승강제 도입 이후 최초의 하위스플릿 추락과 최저 순위, 첫 승강 PO행이라는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그나마 전북은 승강PO에서 K리그2 서울 이랜드를 만나 1, 2차전 합계 4-2로 승리하며 2부리그 강등이라는 최악의 상황만은 면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시즌 내내 계속된 부진 때문에 일부 전북 팬들의 팬심은 돌아선 지 오래됐다. 승강PO 승리 직후 몇몇 홈팬들은 김두현 감독을 비판하는 걸개를 내걸고 야유를 퍼부으며 냉랭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김두현 감독은 내년 시즌 반등을 강조하며 내심 계속 감독직을 이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내비쳤지만, 전북 구단은 고심 끝에 김두현 체제로서는 더 이상 어렵다는 결론을 내리고 작별을 선택했다. 이로써 김 감독은 정식 사령탑에 오른 지 불과 7개월 만에 쓸쓸하게 전북을 다시 떠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