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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즈서 새 길 찾고 자이언츠서 멘토와 한 뼘 더…정현수, 롯데 싸움닭으로 [스토리 베이스볼]|스포츠동아


롯데 정현수가 26일 일본 미야자키현 아이비 스타디움에서 소프트뱅크와 구춘대회 첫 경기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는 2일 스프링캠프 투·타 최우수선수(MVP) 중 한 명으로 좌완 정현수(24)를 선정했다. 훈련 과정과 연습경기 결과 모두 좋았다. 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대만프로야구(CPBL) 중신 브라더스와 연습경기 3경기에서는 3이닝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이후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 역시 1일 일본프로야구(NPB) 지바롯데 마린즈와 ‘2025 구춘(球春) 미야자키 베이스볼 게임즈’(이하 구춘대회)에서 첫 출루를 허용하기 전까지 3경기 1.1이닝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다.

●전환점

발전이 있기까지 정현수를 달라지게 만든 시간이 있었다. 그 중 하나가 지바롯데 파견이다. 정현수는 지난해 10월 구단 지원으로 이민석과 지바롯데 마무리훈련에 3주 동안 파견됐다. 구단은 2019년 윤성빈 이후 5년 만에 개별 선수 교류 또한 재개해 루틴과 훈련 노하우를 습득하도록 지원했다. 정현수는 “지바에서 배운 게 정말 많다”며 “내게 다시는 없을지 모르는 기회였고, 그 곳에서 3주는 내 야구 인생을 바꾼 전환점이었다”고 말했다.

롯데 정현수(오른쪽)가 지난해 10월 일본 지바현 조조 마린 스타디움에서 훈련 도중 일본 대표팀 출신 사이드암 요코야마 리쿠토와 함께 웃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정현수(오른쪽)가 지난해 10월 일본 지바현 조조 마린 스타디움에서 훈련 도중 일본 대표팀 출신 사이드암 요코야마 리쿠토와 함께 웃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야구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 정현수는 지바롯데 선수단과 웜업부터 운동 후 일지를 쓰는 순간까지 매 순간 세심하게 관찰하고 느꼈다. 그는 “(지바롯데 선수가) 매일, 매 훈련 전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자신이 세운 루틴을 순서조차 어기지 않고 철저하게 지키는 모습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나 또한 루틴을 만드는 과정이어서 느끼는 게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지바에서 3주 동안 매일 야구 일지를 썼다. 일지 자체는 2년 전부터 써 왔지만, 더는 무작정 적지 않는다. 한 번 더 생각하고 적게 됐다. 매일 무엇을 코칭 받았는지 세세하게 적는 것은 물론, 하루 중 후회스러운 장면이 있을 때 부정적 기억만 기록하지 않고 ‘이렇게 했을 때 더 좋아졌고, 앞으로 보완하기 위해 이 방법을 써 보는 게 좋겠다’고 적는다”고 덧붙였다.

귀인까지 나타났다. 1990년대 지바롯데 에이스 출신 구로키 도모히로 투수코치다. 구로키 코치는 구종별 코칭은 물론 “자기 훈련 루틴을 매일 지키도록 확실하게 정립해 구위에 기복이 생기지 않도록 해 보자. 이 곳에서 배운 것 또한 잊지 않고 준비해 2월 캠프 때 꼭 보자”며 정현수가 한 뼘 더 크도록 도왔다. 정현수는 이후 3개월 동안 철저하게 준비해 1군 캠프에 승선, 지난달 28일과 1일 일본 미야자키 미야코노조구장에서 구로키 코치와 재회했다. 정현수는 “코치님께 단 1%라도 좋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구로키 코치는 “지난가을부터 (정현수, 이민석을) 캠프에서 다시 만나기를 바랐다. (지바에서) 함께 준비해온 것을 이 캠프에서 모두 보여주기를 바랐다. 교류전에서 변화구는 정말 대단했다”고 전했다.

롯데 정현수(오른쪽)가 지난달 28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 운동공원 야구장에서 지바롯데와 교류전을 앞두고 이민석과 구로키 도모히로 지바롯데 투수코치(가운데)를 찾아갔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정현수(오른쪽)가 지난달 28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 운동공원 야구장에서 지바롯데와 교류전을 앞두고 이민석과 구로키 도모히로 지바롯데 투수코치(가운데)를 찾아갔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싸움닭

신체적, 기술적 성장이 전부는 아니다. 멘털 또한 강해졌다. “그동안 마운드에서 생각이 많았다”는 정현수는 자신에게 귀감이 되는 선배와 대화를 통해 생각을 바꿨다. 투수 중에서는 비시즌 때 구승민, 김원중에게 연락해 조언을 구했다. 그는 “(구)승민 선배와 (김)원중이 형에게 공을 던지는 강도부터 운동법에 마운드 위에서 마음가짐까지 많은 것을 물었다. 캠프 기간 역시 두 선배를 계속 따라다녔다. 덕분에 지난해와 생각이 크게 달라졌다”고 말했다. 

실제 마운드 위에서 자신과 호흡을 맞추는 주전 포수 유강남에게서 배운 것 또한 많다. 정현수는 “(유)강남이 형에게 정말 감사하다. 형은 나를 뜯어고쳐 주셨다”며 “형은 ‘투구 컨디션이 매일 좋을 수 없다.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는 포수가 평소보다 좀 더 멀게 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타깃을 잡거나 방법을 다르게 해 보라’고 구체적으로 조언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생각이 많아서 정면으로 승부하지 못해 아쉬운 점이 적지 않았지만, 이제는 자신 있게 붙을 수 있다”며 “이제는 마음가짐부터 ‘저 타자를 내가 이기고 말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오르겠다. 싸움닭처럼 맞서는 투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 정현수가 지난달 28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 운동공원 야구장에서 지바롯데와 교류전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정현수가 지난달 28일 일본 미야자키현 미야코노조 운동공원 야구장에서 지바롯데와 교류전에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김현세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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