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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시티의 갑작스러운 추락, 언론이 꼽은 원인


‘디펜딩챔피언’ 맨체스터 시티가 또다시 무너졌다. 아스톤 빌라에 덜미를 잡히며 6위까지 추락했다.

12월 21일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2024-25시즌 프리미어리그(PL) 17라운드에서 맨시티는 빌라에 1-2로 패배했다. 8승 3무 6패(승점 27)를 기록한 맨시티는 빌라(승점 28)와 순위가 바뀌며 6위로 내려앉았다.

최근 심각한 슬럼프에 빠진 맨시티의 상황을 보여주듯, 이날 경기도 졸전의 연속이었다. 빌라는 초반부터 강한 전방 압박을 통하여 맨시티의 후방 빌드업을 저지하며 경기 주도권을 가져왔다. 전반 16분만에 빌라가 역습 찬스에서 모건 로저스의 패스를 이어받은 존 듀란이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며 선제골을 뽑아냈다.

후반 5분에는 또다시 듀란에게 멀티골을 허용하는 듯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빌라의 공세는 계속 됐고, 결국 후반 20분 모건 로저스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다급해진 맨시티는 총공세를 벌였으나 좀처럼 애스턴 빌라의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 필 포든의 만회골이 터졌지만 이미 경기를 뒤집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

맨시티는 56%의 볼 점유율에서 우위를 점했고, 슈팅 수에서도 12-11로 근소하게 앞섰다. 하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빌라의 효율적인 전방압박과 역습으로 끌려다닌 경기에 더 가까웠다. 빌라는 이날 듀란의 오프사이드 골을 비롯하여 결정적인 찬스를 3번이나 놓쳤다. 맨시티 골키퍼 슈테판 오르테가의 필사적인 선방이 아니었다면 오히려 점수차가 더 벌어졌어도 이상하지 않았을 경기였다.

맨시티는 최근 공식 대회 12경기에서 1승 2무 9패의 부진을 이어갔다. 십자인대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른 ‘발롱도르 수상자’ 로드리를 비롯하여 에데르송, 네이선 아케, 후벵 디아스 핵심 선수들의 줄부상 이탈로 전력에 치명타를 맞이했다. 부진의 첫 시작이 된 10월 31일 토트넘 홋스퍼와의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패배부터,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커리어 첫 공식전 5연패 포함, 7경기 무승의 부진에 빠졌다.

다행히 지난 12월 5일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PL 12라운드에서 3-0으로 승리하며 무승의 사슬을 끊는 듯 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UCL 유벤투스전 0-2 패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PL 1-2 패배를 비롯하여 이날 빌라전까지 또다시 3연패의 늪에 빠졌다. 한 시즌에 3연패 이상을 두 번이나 당한 것도 과르디올라의 감독 커리어 사상 최초다.

디펜딩챔피언인 맨시티의 급격한 몰락은, 프로 축구 역사에 있어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기 힘든 정도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맨시티는 이미 과르디올라 감독이 부임하기 전부터 EPL의 강호로 군림했던 팀이다. 특히 과르디올라가 지휘봉을 잡은 2016년 이후로만 EPL 우승 6회, FA컵 우승 2회, 리그컵 4회,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1회 등 총 18개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유럽 최고의 클럽으로 성장했다.

맨시티는 PL 사상 첫 5연패에 도전장을 던진 2024-25시즌도 개막 9경기에서 7승 2무의 파죽지세로 출발했다. 그런데 이후 12경기에서 보여준 맨시티의 모습은 그야말로 약체팀의 전형이다.

선두 리버풀이 2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차가 벌써 9점까지 벌어지며 올시즌 우승경쟁은 이미 물건너 갔다는 평가다. 더구나 현재의 상황으로 보면 다음 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이 주어지는 4위권 진입도 낙관하기 힘든 분위기다. 과르디올라 감독 부임 이후 가장 부진했다는 첫 시즌(2016-17시즌 23승 9무 6패, 3위)과 벌써 동일한 패배 횟수를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만이 아니라 리그컵에서 조기탈락했고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도 부진하다. 스포르팅(1-4 패)전처럼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완패하거나, 페예노르트전(3-3)처럼 3골차 리드를 못지키고 날린 경기도 있었다. UCL 16강 직행이 사실상 물거품이 된 것은 물론 플레이오프 진출권 사수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불과 2-3개월전만 해도 자타공인 유럽 최강으로까지 꼽히던 팀이 이렇게 단기간에 극적으로 몰락한 사례는 없었다. 심지어 감독과 선수단도 큰 변동이 없었다는 점에서 더욱 충격적이다.

영국 현지에서도 맨시티의 갑작스러운 롤러코스터 행보에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맨시티 선수단이 PL 규정 위반을 둘러싼 재판으로 불확실해진 구단의 미래에 대하여 불안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선수단의 사기와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맨시티는 최근 130건에 이르는 프리미어리그(이하 PL) 규정 위반 혐의로 재판이 진행되었고 이제 판결만을 남겨두고 있다. 맨시티 구단 측은 여전히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지만 현지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유죄를 받을 경우, 막대한 재정적 처벌과 더불어 최소 승점 삭감, 최대는 하부리그 강등 등의 중징계에 처해질 수 있다. 판결은 내년 1월 경에 내려질 전망이다.

영국 매체 ‘더 타임스’와 ‘데일리 메일’ 등은 맨시티 주축 선수들이 미래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징계가 현실화될 경우 구단을 대거 떠나는 엑소더스 현상이 벌어질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영국 매체 ‘BBC’는 빌라전 이후 맨시티의 상황을 분석하며 “맨시티는 현재 강등권에 가까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으며, 상황이 쉽게 좋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맨시티가 최근 리그 8경기에서 거둔 성적(1승 1무 6패)은 사우스햄튼과 함께 리그 최악이며, 게리 오닐 감독을 경질한 강등권의 울버햄튼보다도 나쁘다”고 지적했다.

이어 “맨시티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과 장기집권에 따른 정신적 피로 등으로 인하여 팀의 전성기가 끝나가고 있다. 프리미어리그 4연패 시절과 비교하면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전례없는 부진에도 여전히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이다. 과르디올라는 공식 인터뷰에서 “부진의 탈출은 결국 우리 스스로에게 달린 일이다. 현재 우리에게는 중앙 수비수가 단 1명밖에 없다. 지금의 부진에 있어선 많은 이유가 있지만, 축구는 그렇게 단순하게 설명할 수 없다. 우리는 부진에서 벗어날 방법을 조만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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