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매특허인 선발 야구가 무너졌지만, 독수리의 비상은 멈추지 않았다. 한화가 문현빈의 역전 솔로홈런 덕에 10연승을 달렸다. 26년 만에 이룬 쾌거다.
한화 이글스는 9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7-5로 승리해 10연승을 달렸다. 리그 단독 선두인 한화(25승13패)의 마지막 10연승은 1999년 9월24일 현대 유니콘스(에스에스지 랜더스 전신)전부터 10월5일 삼성 라이온즈전까지였다.
초반 분위기는 홈런 4방을 몰아친 키움 히어로즈가 가져갔다. 이날 선발로 출전한 엄상백은 1회초 초구부터 키움의 송성문에게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엄상백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으며 멘탈을 다잡았지만, 3반 타자 이주형에게 또다시 홈런을 허용했다.
키움은 4회말에는 백투백 홈런(두 타자 연속 홈런)을 터트리며 격차를 4-1로 벌렸다. 엄상백은 6번 타자 김태진과 7번 타자 야시엘 푸이그에게 연이어 홈런을 얻어맞은 뒤 4이닝을 채 마치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3⅔이닝 동안 5피안타(4피홈런) 2볼넷 4실점으로 부진했다.
한화는 5회초 에스테반 플로리얼이 키움 선발 하영민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만들며 한 점 더 따라갔다. 하지만, 하영민이 마운드에서 버티는 동안 더는 추격하는 점수를 내지 못하다 경기 후반부 들어 반격을 시작했다.
역전의 발판은 한화의 하위 타선에서 나왔다. 한화는 7회초 선두 타자 이도윤부터 김태연, 황영묵이 키움 불펜 오석주를 상대로 내리 안타를 만들어내며 3-4로 따라붙었다. 키움은 곧바로 윤현을 마운드에 올렸지만, 한화는 희생 뜬공 2개로 주자 한 명을 더 불러들여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4-4 팽팽한 접전 속 한화는 9회초 막판 대역전극을 썼다. 9회초 3번 타자 문현빈의 솔로홈런 덕에 5-4로 전세를 뒤집히자, 중심 타선에서도 갑자기 안타가 쏟아졌다. 이날 내내 침묵했던 4번 노시환이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쳐냈고, 5번 채은성과 6번 이상혁이 연달아 안타를 만들어 점수 차를 7-4로 벌렸다.
마운드에서는 7회말부터 박상원-한승혁-김서현으로 이어지는 불펜 필승조를 가동했다. 키움은 9회말 이주형이 한화 마무리 김서현에게 솔로홈런을 터트려 한 점 더 따라가긴 했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장필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