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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의 첫 우승 기회, ‘무관의 한’ 끊을 수 있을까


손흥민이 과연 토트넘 홋스퍼에서 프로 통산 첫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릴 수 있을까. 12월 2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 EFL컵(리그컵) 8강에서 토트넘이 난타전 끝에 맨유를 꺾고 4-3으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주장 완장을 차고 왼쪽 공격수로 풀타임을 소화하며 세 골에 관여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특히 후반 43분 날카로운 코너킥이 그대로 결승 골로 이어졌다. 1골 2도움을 올린 손흥민은 지난 16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사우스햄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이자 시즌 7호 골을 작성했다.

토트넘은 EFL컵에서 험난한 대진표를 극복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32강전에서 코번트리 시티를 상대한 토트넘은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막바지 제드 스펜스와 브레넌 존슨의 연속골이 터지며 극적인 역전승으로 16강에 진출했다.

16강에서는 자타공인 EPL 최강 맨시티를 만났다. 이 경기에서는 손흥민마저 부상으로 결장했다. 객관적인 전력은 맨시티의 절대 우위가 예상되었지만 토트넘은 티모 베르너와 파페 사르의 연속골로 일찌감치 잡아낸 리드를 지켜내며 2-1로 승리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맨시티는 이 경기 이후 연패의 수렁에 빠지며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최대의 위기에 봉착하기도 했다.

8강에서는 또다른 전통의 강호 맨유를 만났다. 토트넘은 도미닉 솔랑케의 멀티골과 데얀 쿨루셉스키의 추가골로 3대 0까지 앞서나갔으나, 후반들어 골키퍼 프레이저 포스터의 실수로 허무하게 두 골을 내주며 막판 추격을 허용했다.

다행히 손흥민의 쐐기골이 터지며 다시 점수차를 벌렸다. 경기 종료 직전 맨유 조니 에반스의 추격골이 터지며 한골차 승부가 되었기에 손흥민의 천금같은 득점은 귀중한 결승골이 됐다.

1960년부터 시작된 리그컵은 토트넘에게는 역사상 구단이 마지막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린 공식 대회라는 데서 남다른 인연이 있다. 토트넘은 16년 전인 2007-08시즌 리그컵(당시 칼링컵)에서 첼시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당시 토트넘의 우승멤버중 한 명이 한국축구의 레전드인 이영표였다.

하지만 이후 토트넘은 더이상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2015년 독일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와 유럽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준우승만 경험했다. 2021년에는 다시 한번 리그컵 결승전에 진출했으나 맨체스터 시티의 벽을 넘지 못하고 분루를 흘렸다.

손흥민은 프로 커리어에서 지금까지 아직 한번도 우승해 본 경험이 없다. 클럽과 국가대표팀을 통틀어도 2018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23세 이하)에서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것이 유일하다. 어느덧 32세가 된 손흥민은 아시아 최초의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푸스카스상 등 화려한 개인경력에도 불구하고 우승컵이 없다는 것은 유일한 흠으로 남아있다.

토트넘은 올시즌 총 4개의 대회에 출전한다. 프리미어리그는 현재 10위에 그치고 있으며, 유로파리그도 쟁쟁한 강팀들이 많아 쉽게 우승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단판승부인 국내 컵대회에는 그나마 토트넘이 우승에 도전해볼만 기회로 꼽힌다. 두 팀 합쳐 리그컵 우승경력만 무려 14회에 이르는 강호 ‘맨체스터 형제’를 잇달아 격침시켰다는 것은 토트넘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줄 만하다.

하지만 여전히 토트넘이 넘어야 할 산은 첩첩산중이다. 이어진 4강 대진 추첨에서 토트넘은 하필이면 ‘최강’리버풀을 만나게 됐다. 리버풀은 올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1승 3무 1패로 압도적인 순항을 거듭하고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다.

또한 리버풀을 이기더라도 반대편 4강에서는 아스날과 뉴캐슬이 기다리고 있다. 전력상 아스날이 결승까지 올라올 가능성이 높다. 아스날은 현재 리그 3위에 올라있으며, 토트넘과는 가장 오래된 역사를 지닌 전통의 라이벌이기도 하다. 토트넘과 아스날이 4강전에서 나란히 승리한다면 EFL컵 결승에서 역사적인 ‘북런던더비’가 성사된다.

한편으로 토트넘이 이 정도로 극악의 대진표를 넘어 정상에 도달한다면 그만큼 더욱 값진 우승이 될 수 있다. 커리어 후반기에 접어든 데다 토트넘과의 재계약 여부가 아직 불확실한 손흥민에게도 이런 기회가 언제 다시 찾아올지 장담할 수 없다.

영국 <데일리매일>은 지난 5월에 ‘토트넘 홋스퍼를 떠난 이후, 우승을 차지한 선수와 감독들이 총 49명에 이른다”는 분석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카일 워커, 루카스 모우라, 가레스 베일, 세르주 오리에, 에릭 라멜라, 얀 베르통언 등이 이 명단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한 대표적인 선수로는 바로 해리 케인과 손흥민을 꼽을수 있다. 케인은 지난 시즌 우승의 한을 풀기 위하여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으나 첫 시즌 무관에 그쳤다. 토트넘에 잔류한 손흥민도 아직 우승컵을 들어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뮌헨은 독일 전통의 최강팀으로 꼽히며 올시즌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어서 케인이 무관의 한을 풀 가능성은 높은 편이다. 반면 메이저대회 우승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토트넘에 속해있는 손흥민으로서는 이번 리그컵 우승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할 필요가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손흥민이 최근의 하락세 우려를 딛고 다시 살아나고 있다는 점이다. 손흥민은 올시즌 개막 이후 토트넘과의 재계약과 이적설, 부상으로 인한 공백기 등으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골결정력 하락에 대한 비판과 의구심에도 손흥민은 2경기 연속골 포함 벌써 시즌 7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정규리그에서 5골,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서 1골, 카라바오컵 1골을 각각 달성하고 있다.

EFL컵 준결승은 내년 1월 첫째 주와 2월 첫째 주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번에야 말로 손흥민과 토트넘이 오랜 무관의 한을 끊어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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