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K리그 모든 팀의 운명이 정해진 가운데, 스토브 리그에 돌입한 K리그의 최대 화두는 감독 거취 문제다. 파이널 A에서는 구단 최고 성적을 기록한 수원FC는 김은중 감독과의 거취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또 광주FC의 이정효 감독은 전북 현대로 이적한다는 소문이 파다한 상황.
또 K리그2로 강등된 인천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사령탑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하고 있다. 이처럼 감독 거취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공석이 된 사령탑 자리에 ‘내부 승진 승부수’를 띄운 구단들이 있다.
첫 번째 구단은 바로 2024시즌 ‘동화’를 만든 강원FC다. 이번 시즌 구단 최고 성적(2위)을 기록한 윤정환 감독이 결국 구단과의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팀을 떠났다.
이후 팀 내부 사정을 확실하게 파악하고 있는 정경호 수석 코치를 승진시켜 새 사령탑에 앉히기로 결정했다. 강원은 지난 6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정경호 신임 감독과 함께 2025시즌을 준비하게 됐다”라고 밝혔다.
2023시즌 최용수 감독과 결별 이후 강원 수석 코치로 발을 들인 정 감독은 중요한 순간 전임인 윤 감독을 잘 보좌하며 활약했다. 강등 위기에 몰렸던 2023시즌, 윤 감독과 함께 해결책을 찾은 정 감독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김포를 제압하고 1부에 생존하는 업적을 쌓았다.
이후 2024시즌에는 윤 감독과의 협업을 통해 짜임새 있는 빌드업과 공격 축구 색깔을 강원 구단에 입히는 데 성공했고, 이는 리그 최다 득점 1위(62점)이라는기록을 냈다. 특히 양민혁, 이기혁, 이상헌, 황문기 등 적절한 선수 기용까지 터지며 K리그를 휩쓰는 데 성공했다.
강원에 이어 충남 아산도 내부 승진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이번 시즌 김현석 감독 체제 아래 유기적인 전술 유동성과 화끈한 공격 축구로 K리그2를 휩쓸었던 충남 아산은 2위로 시즌을 종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했지만 대구에 쓰라린 역전 패배를 허용하며 승격이 좌절됐다.
승격이 좌절된 이후 아쉬운 마음을 달래고 있던 충남 아산은 뜻밖의 소식이 전해지며 혼란을 맞았다. 김 감독이 전남 드래곤즈로 이적을 택한 것. 이후 충남 아산은 혼란을 잠재우기 위해서 빠르게 사령탑 물색에 나섰고, 배성재 수석 코치의 내부 승진을 결정하며 공백을 메웠다.
배 코치는 시즌 전술 분석과 선수단 관리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특히 김현석 전 감독과 협력을 통해 한 시즌 만에 팀의 조직력과 전술적인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또 세트피스 전술을 담당해 구단의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
충남 아산에 이어 충청 라이벌인 충북 청주도 내부 승진을 통해 2025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이번 시즌 충북 청주는 정식 사령탑 없이 시즌을 마감했다. 창단 때부터 팀을 이끌었던 최윤겸 감독이 시즌 후반기, 10위까지 추락한 순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하며 사령탑 직을 내려놓았다. 이후 충북 청주는 권오규 수석 코치가 대행 자리로 팀을 이끌었고, 최종 순위 10위로 2024년을 종료했다.
그렇게 새 사령탑을 물색하던 충북 청주는 내부 승진을 통해 공백을 메우는 데 성공했다. 권오규 대행을 정식 감독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양날의 검인 내부 승진, 승부수 통할까
이처럼 내부 승진으로 사령탑의 공백을 메우는 추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우려점이 지적되고 있다. 바로 정식 감독 경험이 없다는 것. 코치 시절 아무리 감독을 잘 보좌하며 성과를 이룩했다고 해도 정식 감독이 주는 압박감은 상당하다.
이미 많은 인물이 내부 승격을 통해 사령탑 자리에 올랐으나 이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하고 안 좋은 결말을 맞이했던 전적도 상당히 존재한다. 당장 2024시즌 전북 소방수로 부임했던 김두현 감독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2021시즌 당시 전북을 지휘하던 김상식 감독의 부름을 받아 수석 코치로 활약했던 김 감독은 2023시즌 김상식 감독의 자진 사임 후 대행으로 괄목할 만한 성적을 이룩하며 기대감을 모았다.
그러나 정식 감독 임명 후 좀처럼 부진을 면치 못했고, 결국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추락하는 아쉬운 결말을 맞이하기도 했다. 김 감독 이외에도 내부 승격으로 지휘봉을 잡았던 최원권 전 대구 감독, 이기형 전 인천 감독의 사례도 존재한다. 이처럼 암이 존재하는 내부 승격이지만, 명의 사례도 분명 존재한다.
2011시즌 수석 코치에서 내부 승격을 통해 FC서울 지휘봉을 잡은 최용수 감독은 이듬해 압도적인 성과를 이룩하며 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에도 장쑤-서울-강원을 거치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김기동 감독의 사례도 대표적이다. 2019시즌 포항 수석 코치로 활약하던 김 감독은 시즌 중반 정식 감독으로 승격, 강등권으로 추락했던 팀을 리그 4위로 올려냈다. 또 2021시즌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준우승과 2023년 코리아컵 우승을 차지하며 명장 반열에 입성했다.
이후 포항을 떠나 2024시즌 서울에 입성한 김 감독은 하위권을 전전했던 서울을 5년 만에 파이널 A에 입성시키며 인상적인 지도력을 선보이는 데 성공했다. 이처럼 내부 승격을 통해 효과를 본 사례도 분명 존재한다.
이제 운명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내부 승진을 결정하며 사령탑 공백을 메운 팀들이 과연 2025시즌 어떤 성과와 성적을 낼 수 있을까. 이들의 향후 행보를 관심 있게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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