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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컴뱃 챔피언 벨트를 두른 뒤 로드 투 UFC 정상에 선 유수영(30) 경기를 보면 과거 UFC에서 활약하던 ‘근육상어’ 션 셔크가 떠오른다. 단신에도 지칠 줄 모르는 강인한 체력을 앞세워 끊임 없이 상대를 괴롭히는 모습 등이 셔크와 닮았다. 이런 유수영이 마침내 UFC 데뷔전을 치른다. 셔크처럼 언젠가 UFC 챔피언 벨트를 두르겠다는 각오와 함께.
밴텀급(61㎏ 이하) 파이터 유수영은 27일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꿈에 그리던 무대에 서게 된다는 기대감이 크다”며 “무조건 이기고 돌아오겠다는 생각만 가득하다”고 말했다. 유수영은 지난해 11월 중국 마타오 갤럭시 아레나에서 열린 로두 투 UFC 결승에서 중국의 바얼겅 제러이스를 3-0 만장일치 판정승으로 물리치며 UFC 계약서를 얻어냈다. 유수영은 종합격투기(MMA) 전적 14승2패 2노콘테스트(무효) 기록을 갖고 옥타곤에 입성하게 됐다.
유수영 데뷔전 상대는 A.J 커닝엄(31·미국). 커닝엄은 데이나 화이트 컨덴더 시리즈에 출전하는 등 MMA전적 11승4패를 기록 중인 파이터다. 지난해 3월 열린 UFC 파이트나이트 238에서 진 게 UFC 데뷔전이 최근 경기다.
유수영은 “커닝엄은 타격이 정교하다기보다 투박한 느낌의 선수”라며 “그래플링에서는 조금 우위를 가져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타격적인 부분에도 스텝을 활용하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며 “특별한 작전을 펼치기보다 연습한 대로 3라운드 모두 따내 승리하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유수영은 체격이 작은 편이다. 신장은 167㎝에 불과하다. 데뷔전 상대인 커닝엄만 봐도 신장 178㎝로 유수영과 차이가 크다. 하지만 유수영은 걱정하지 않는다. 그는 “상대는 무조건 나보다 크다”며 “무대 위에서 빨리빨리 움직이지 않으면 궁지에 몰려 맞는다는 걸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스텝을 이용한 타격과 그래플링뿐”이라며 “특히 빠르게 스텝을 밟고 그라운드 기술을 활용하면 레슬링 부분에서 기회를 찾겠다”고 강조했다. 또 유수영은 “아직은 부족하지만 케이지 레슬링에서는 세계 수준까지 갈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블랙컴뱃에서 ‘UFC 아저씨’로 불리는 최효준 감독님과 열심히 훈련 중”이라고 강조했다.
UFC는 유수영에게 꿈 같은 무대다. 유수영은 2015년 코너 맥그리거와 조제 알도가 펼친 라이트급 챔피언전을 보고 UFC에 대한 마음을 품게 됐다. 유수영은 “MMA를 열심히 하면 나도 성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던 시기에 이 경기를 보게 됐다”며 “나 역시 ‘저런 멋진 경기가 펼쳐지는 UFC에서 뛰고 싶다’는 꿈이 생기기 시작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UFC에 진출하는 건 쉽지 않았다. 유수영은 “초창기에는 TFC에서 훈련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때문에 경기가 잡히지 않았다”며 “이후 블랙컴뱃 오디션에 출전하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활동하게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로드 투 UFC에 꼭 출전하고 싶어서 2년 동안 도전했지만 기회가 오지 않았다”며 “우여곡절 끝에 도전권을 얻게 됐고, 로드 투 UFC 참가 확정 연락을 받고 UFC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기뻤다”고 돌아봤다.
유수영은 “처음 로드 투 UFC에서 우승할 거라는 생각을 하기 보다 한 경기 최선을 다해보자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렀다”며 “TFC와 블랙컴뱃 등을 통해 카메라와 많은 관중 앞에서 싸웠던 경험에서 상대보다 앞선 게 승리 비결”이라고 귀띔했다.
첫 무대지만 노련한 유수영은 먼 미래 자신이 챔피언 벨트를 두르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유수영은 “세계 최고 파이터들이 모인 UFC에서 ‘유수영의 그래플링과 타격은 두려워할 수준’이라는 인정을 받고 싶다”며 “이런 평가들을 쌓아 언젠가 챔피언이 되는 게 목표”라고 덧붙였다.
정필재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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