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HD 수문장 조현우(33)가 올해 프로축구 최고의 별(★)로 뽑혔다.
조현우는 29일 서울 서대문구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에서 K리그1 최우수선수상(MVP)을 받았다. 골키퍼가 K리그1 정규리그 MVP에 선정된 것은 2008년 이운재(당시 수원 삼성) 이후 16년 만이고, 역대 두 번째다.
조현우는 올 시즌 전 경기(38경기)에 출전해 40실점 했고, 14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울산의 리그 3연패를 도왔다. 울산은 이로써 이청용(2022시즌), 김영권(2023시즌)에 이어 3년 연속 리그 MVP를 배출했다.
MVP는 한국프로축구연맹 기술위원, 취재기자, 해설위원 등으로 꾸려진 후보선정위원회가 3명의 후보를 추린 뒤 각 구단 감독(30%·이하 합산 비중), 주장(30%), 미디어(40%) 투표 결과를 합산해 선정된다. 조현우와 함께 양민혁(18·강원FC), 안데르손(26·수원FC)이 후보에 올랐었다. 조현우는 감독 8표, 주장 7표, 미디어 116표 중 75표를 받아 환산점수 63.36점을 기록했다. 안데르손은 20.26점, 양민혁은 16.38점을 받았다.
조현우는 EA스포츠 FC 유저가 선정한 ‘올해의 선수상’, ‘전 경기 전 시간 출전상’을 비롯해 베스트11 골키퍼 부문에도 선정되면서 4관왕을 차지했다. 베스트 11은 10회 연속 수상이기도 하다. 조현우는 “상상만 하던 상이 내게 와서 믿기지 않는다”면서 “공 하나만 보면 행복해하고 늦게까지 축구 하던 조현우였다. 아직도 그런 친구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이 MVP 상금(천만원)은 그런 친구들에게 쓰겠다. 내년에도 박수 받을 수 있는 좋은 경기력을 보이겠다”고 수상 소감을 남겼다. 더불어 “누군가의 꿈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도 했다.
데뷔 시즌에 ‘이달의 영플레이어상’만 5차례(4, 5, 6, 7, 10월) 받은 양민혁은 압도적인 지지로 영플레이어상을 받았다. 프로 데뷔 1년 차 선수가 이 상을 받은 것은 2017년 김민재(당시 전북·뮌헨)에 이어 양민혁이 두 번째다. 양민혁은 영플레이어상 투표에서 환산점수 92.16점을 받으며 황재원(5.00점·대구), 홍윤상(2.84점·포항)을 여유롭게 제쳤다. 그는 지난 7월 손흥민이 몸 담고 있는 토트넘 홋스퍼와 계약해 내년 시즌에는 K리그에서 볼 수 없다.
이밖에 베스트11 수비수 부분에는 이명재(울산), 박승욱(김천), 김기희(울산), 황문기(강원)가 뽑혔고, 안데르손과 고승범(울산), 오베르단(포항), 양민혁이 미드필더로, 이동경(김천), 이상헌(강원)이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다. 감독상은 우승팀 울산 김판곤 감독이 아닌 준우승팀 강원FC의 윤정환(51) 감독이 차지했다. 우승팀이 아닌 팀 사령탑이 감독상을 받은 것은 2005년 장외룡(준우승·당시 인천), 2010년 박경훈(준우승·당시 제주), 2020년 김기동(3위·당시 포항) 감독에 이어 통산 4번째다.
윤정환 감독은 지난 시즌 강등 위기를 겪은 강원FC 수장을 맡아 올 시즌 팀을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김판곤 감독의 경우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긴 뒤 시즌 중반부터 울산을 이끌었기 때문에 윤정환 감독에게 밀린 것으로 풀이된다.
K리그2 MVP는 FC안양을 창단 첫 우승으로 이끈 마테우스(브라질)가 차지했다. 마테우스는 올해 36경기에 출전해 7골 11도움(1위)을 기록하면서 안양의 K리그1 승격을 도왔다. 마테우스는 “내년 1부리그(K리그1)에 올라가서도 역사를 쓰는 선수가 되겠다”고 밝혔다. 마테우스는 MVP, 도움상과 더불어 리그 베스트11 공격수 부문에도 이름을 올려 3관왕을 차지했다. 영플레이어상은 서울 이랜드의 미드필더 서재민, 그리고 감독상은 안양FC의 유병훈 감독이 받았다.
김양희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