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7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팀 K리그’와 ‘2024쿠팡플레이시리즈’ 1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상암|주현희 기자 [email protected]
상상 속에서나 기대한 순간이 현실이 된다.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최고의 창과 방패가 같은 공간에서, 그것도 적으로 마주한다. 축구국가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과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의 대결이다.
토트넘(잉글랜드)과 바이에른 뮌헨(독일)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쿠팡플레이시리즈’ 2경기를 치른다. 한국 선수가 몸담은 유럽 빅클럽들이 국내에서 격돌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프리시즌에 맞춰 여러 팀이 한국 투어를 진행했으나, 한국 선수끼리 맞붙은 적은 없었다. 2022년 여름 이미 한 차례 내한했던 토트넘은 당시 세비야(스페인)를 상대했고, 지난해 8월 부산을 들른 이강인의 파리 생제르맹(PSG·프랑스)은 K리그1 전북 현대와 대결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호주)이 이끄는 토트넘은 이미 예열을 마쳤다. 지난달 초 영국 런던에서 소집돼 2024~2025시즌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한 토트넘은 지난달 27일 일본 도쿄에서 J리그 디펜딩 챔피언 빗셀 고베와 아시아 투어 첫 경기를 치러 3-2로 이겼다. 지난달 31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K리그 올스타로 구성된 ‘팀 K리그’를 4-3으로 눌렀다.
고베전에서 프리시즌 첫 골을 신고한 손흥민은 ‘팀 K리그’를 상대로는 멀티골을 터트리며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전반전에만 2골을 뽑은 그는 후반 17분 제임스 매디슨으로 교체될 때까지 피치 구석구석을 누비며 한여름밤의 상암벌을 훨씬 뜨겁게 달궜다.
바이에른 뮌헨 김민재가 1일 입국한 팀 동료들을 마중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을 찾았다. 사진제공 | 쿠팡플레이
뱅상 콤파니 감독(벨기에)과 손잡은 바이에른 뮌헨은 테게른제에서 훈련을 시작한 뒤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에 입성했다. 토마스 뮐러, 마누엘 노이어, 에릭 다이어 등을 앞세운 바이에른 뮌헨 선수단은 먼저 한국에 도착해 기다리던 김민재와 만나 3박4일간의 짧고 굵은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이 조만간 재격돌한다는 것이다. 11일(한국시간)에는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친선 이벤트인 ‘비짓 몰타컵’ 단판승부를 펼친다. 프리시즌 같은 팀과 장소만 바꿔가며 연이어 친선경기를 펼치는 것도 흔하지는 않다.
아쉽게도 상암벌 대결에선 토트넘과 바이에른 뮌헨 모두 완전체 전력을 가동하기는 어렵다. 토트넘 히샬리송, 데스티니 우도기, 애슐리 필립스 등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 등으로 실전을 소화할 수 없다.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영혼의 단짝’을 이뤘던 바이에른 뮌헨 해리 케인 등도 휴식차 한국 원정에 불참했다.
그럼에도 열기는 대단하다. 역시나 6만4000여 만원관중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항상 대표팀에서 같이 뛴 (김)민재를 상대하는 것도 새로운 경험이 될 것 같다. 정말 장점이 많은 선수”라며 “서로 다치지 말고 좋은 경기를 했으면 한다”고 바랐다.
남장현 기자 [email protected]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