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변한 장비도 없이 독학으로 양궁을 배워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해 김우진과 경기 중 1점을 쏴 화제가 됐던 차드 양궁 국가대표 선수 이스라엘 마다예(36)가 한국 기업의 후원을 받게 됐다.
8일 양궁장비 제조업체 ‘파이빅스’는 마다예와 후원계약을 맺고 2028 엘에이(LA)올림픽까지 훈련·경기 출전에 필요한 물품을 해마다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파이빅스는 이미 국내외 다수의 양궁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대부분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이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은 선수를 후원한 것은 마다예가 처음이다. 일반적으로 활과 화살 등 주요 장비 세트만 후원하지만, 마다예를 위한 후원 물품은 조금 특별하다. 스테빌라이저(진동방지기)와 체스터 가드(가슴 보호대), 핑거탭(손가락보호대), 모자와 티셔츠 등 모두 9가지 물품으로 450만원 상당이다. 파이빅스는 기본적인 장비와 물품조차 갖추기 힘든 마다예의 상황을 고려해 후원 물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파이빅스는 이날 첫 후원 물품을 차드로 보내기로 했다.
앞서 백종대(48) 파이빅스 대표는 4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직접 마다예를 만나 후원을 약속했다. 백 대표는 “포기하지 않고 양궁을 끝까지 해주길 바란다”고 응원했고, 이에 마다예는 “굉장히 기분이 좋다. 고맙다”는 인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다예는 한국시각으로 지난달 30일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리커브 개인 64강에서 한국 남자 양궁 국가대표 김우진(32·청주시청)과 맞붙었다가 경기 중 1점(과녁의 흰색 부분)을 쏴 관심을 모았다.
이날 마다예는 아무런 스폰서도 적혀 있지 않은 민무늬 티셔츠만 입고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 섰다. 현을 당겼을 때 입고 있는 옷이나 단추 등에 현이 스치지 않도록 보호하는 장비인 체스터 가드(가슴 보호대)도 착용하지 않았다.
차드는 과거 프랑스 식민지였고 세계 최빈국 가운데 하나로 일상적인 물자도 부족한 나라다. 마다예가 장비와 전문적인 지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유튜브로 한국 양궁 선수들의 영상을 보며 독학으로 양궁을 배운 사연이 알려지면서 한국인들의 응원이 쏟아진 바 있다. 마다예의 사연을 소개하는 국내 기사에는 ‘양궁 연습 제품을 선물해 주고 싶다’, ‘한국으로 불러 교육시켜주자’, ‘우리나라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누리꾼들의 반응도 이어지기도 했다.
주성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