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구하는 오승환 (광주=연합뉴스)
오승환의 블론세이브가 늘어나면서 삼성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하루 전인 1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 wiz와의 홈경기에서 삼성 라이온즈는 2-2로 맞선 9회초 무사 1루에서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마운드에 올렸다.
하지만 오승환은 오재일과의 승부 때 초구 변화구를 던지다 결승 2점 홈런을 헌납하고 말았다. 곧이어 후속 타자 황재균과는 8구 대결을 벌인 끝에 직구를 통타 당해 쐐기 1점 홈런까지 허용했다.
결국 삼성은 3-5로 패했고, 패전 투수는 9회에 선두타자 김민혁에게 안타를 맞고 오승환에게 마운드를 넘겼던 최지광이 떠안았다.
오승환이 한 경기에 홈런 2개를 허용한 건 2022년 7월 12일 kt전 이후 765일 만이었다. 그때도 오승환은 배정대와 앤서니 알포드에게 연속타자 홈런을 허용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오승환의 이번 시즌 성적은 48경기 2승 7패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50이다. 27세이브는 여전히 리그 최다이며, 남은 시즌 일정을 고려하면 2021년 이후 3년 만에 구원왕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경기 내용이다. 오승환은 ‘끝판왕’이라는 별명이 무색하게 최근 고전한다. 올 시즌 오승환의 블론세이브는 6번으로 문승원, 조병현(이상 SSG 랜더스), 홍건희(두산 베어스), 전상현(KIA 타이거즈)과 함께 리그 공동 최다이며, 이닝당 출루 허용(WHIP·1.57)과 피안타율(0.303)을 보면 타자를 압도하지 못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마무리 투수에게 평균자책점은 중요도가 떨어지는 기록이지만, 오승환이 마지막으로 4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은 건 부상 때문에 16경기에만 나왔던 2010년(4.50)이었다.
후반기 11경기에서 1승 2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 7.88로 고전하는 오승환을 두고 삼성도 고민이 깊다.
오승환뿐만 아니라, 불펜진 전체적으로 흔들리기 때문이다. 삼성의 팀 블론세이브는 21회로 리그에서 가장 많고, 구원 투수가 떠안은 패전도 24회로 리그 최다다.
시즌 초반에는 7회까지 리드 시 무패 행진을 이어가기도 했으나 지금은 접전에서 믿음을 주지 못한다.
최근 오승환을 대신해 뒷문을 지키기 시작한 김재윤의 성적은 시즌 53경기 4승 8패 2세이브 25홀드 평균자책점 3.95, 임창민은 46경기 1승 22홀드 평균자책점 4.28이다.
kt에 당한 뼈아픈 패배에도 삼성은 60승 52패 2무, 승률 0.536으로 리그 3위를 달린다.
6위 kt와 격차는 5.5경기라 불과 정규시즌 30경기만 남겨둔 현재로서는 2021년 이후 3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크다.
모처럼 찾아온 가을야구 기회에서 삼성은 남은 시즌 뒷문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과연 박진만 감독이 오승환 마무리카드를 뚝심으로 밀고 갈 것인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정현규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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