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치아 간판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이 개인 통산 네 번째 패럴림픽 금메달을 달성했다.
정호원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결승에서 호주의 대니얼 미셸을 4엔드 합산 점수 5-2(3-0 1-0 0-2 1-0)로 꺾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번 대회 한국 세번째이자 보치아에선 첫 금메달이다.
정호원의 우승으로 한국 보치아는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을 획득했다.
뇌성마비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보치아는 1984 뉴욕-스토크맨더빌 패럴림픽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고, 한국은 1988 서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10회 연속 금메달 획득 기록을 세웠다.
정호원은 1엔드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하며 초반부터 경기를 압도했다.
이어 그는 네 번째 공을 표적구에 붙이면서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잦은 실수로 공을 소진한 미셸은 마지막 공도 표적구에 가깝게 굴리지 못했다.
5번째 공으로 이미 놓인 자신의 공들을 표적구로 밀어 넣으며 순식간에 3점을 확보, 관중들의 탄성을 자아내기도 했다.
1엔드를 3-0으로 마친 정호원은 2엔드에서도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갔다.
정호원은 1, 2구가 코트 밖으로 벗어나는 등 크게 흔들렸으나 3구부터 6구를 모두 표적구 앞에 세우는 ‘벽쌓기’ 전략으로 구사했다.
실점을 최소화하겠다는 작전이었다. 미셸은 남은 5개 공으로 2득점 하면서 4-2가 됐다.
정호원은 마지막 4엔드에서 침착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세 번째 공으로 표적구로 가는 길을 만든 뒤 네 번째 공을 표적구에 붙이면서 상대 선수의 대량 득점 기회를 원천 차단했다.
정호원은 이날 금메달을 포함해 패럴림픽에서 총 7개(금 4개, 은 2개, 동 1개)의 메달을 획득한 한국 보치아의 간판이다.
어린 시절 낙상 사고로 뇌병변 장애를 입은 정호원은 1998년 보치아를 시작해 2002년 부산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에서 1위를 하며 이름을 알렸다.
지난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금메달(페어·2인조)과 동메달(개인전)을 획득했고, 2012년 런던 대회서 은메달(개인전), 2016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에서 금메달(개인전), 은메달(페어), 2020 도쿄 대회에서 금메달(페어)을 거머쥐었다.
정호원은 파리 패럴림픽 페어 종목에서 강선희(47·한전KPS)와 함께 다시 금메달 도전에 나선다.
보치아는 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는 장애인 스포츠로 선수들은 가로 6m, 세로 12.5m 크기의 경기장에서 6개의 빨간색 공과 6개의 파란색 공을 표적구에 던져 승부를 가른다. 각 엔드 종료 시점에서 상대보다 가깝게 던진 공 개수대로 1점씩 얻는다.
개인전과 페어 경기는 4엔드, 단체전 경기는 6엔드 점수를 합산해 승패를 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