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BO리그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2차전이 비로 하루 미뤄지면서 삼성 라이온즈와 엘지(LG) 트윈스 모두 한숨 돌리며 재정비 시간을 갖게 됐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케이티(KT) 위즈와 5차전을 치르며 체력을 소진했던 엘지는 이번 우천순연을 반기면서 선발 투수를 변경하는 등 전략에 변화를 줬다.
염경엽 엘지 감독은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경기 취소가 결정된 뒤 취재진과 만나 선발 투수 변경을 고지했다. 당초 2차전 선발은 디트릭 엔스였으나, 불펜에서 활약해 온 손주영으로 바꿨다.
염 감독은 “비가 오면 손주영을 (선발로) 쓰면 좋겠다고 1차전이 끝난 뒤 생각했다. 제 생각만으로 되는 건 아니었고, 선수 본인의 의사와 트레이닝 파트의 의견을 물어봤고 모두 동의해서 (선발 투수 변경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손주영은 준플레이오프 때 2경기에 등판해 7⅓이닝 2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한 투구를 보여준 바 있다.
반면, 1차전(13일)을 승리한 삼성은 정규 시즌 공동 다승왕인 원태인을 그대로 선발로 내보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원태인은 좌우 타자 상관없이 자신의 공을 던지는 투수이다.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좌타자를 압박할 수 있는 좋은 구종과 구위를 가지고 있어서 시즌에 던졌던 모습만 보이면 충분히 좋은 모습을 보이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두 팀 모두 2차전이 하루 미뤄지면서 외국인 투수에게 좀 더 충분한 휴식 환경이 조성된 점이 호재로 작용한다. 1차전에서 6⅔이닝 3실점(1자책)으로 호투한 삼성 선발 데니 레예스는 3일 쉰 뒤 4차전에 등판할 예정이었으나, 하루 더 쉴 수 있게 됐다.
준플레이오프 혈투로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엘지 입장에선 이번 순연이 가뭄의 단비와 같은 존재이다. 염 감독은 “엔스 또한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나가게 돼서 회복력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불펜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또한 매 경기 긴 이닝이 부담됐는데, (경기가 순연돼) 좀 더 (이길) 확률이 높은 옵션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2차전이 하루 미뤄지면서 잠실야구장에서 치러지는 3, 4차전은 17, 18일에 열리게 된다. 5차전(20일 예정)이 열리지 않는 이상 기아(KIA) 타이거즈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는 그대로 21일부터 시작된다. 만약 5차전이 진행되면 한국시리즈 1차전은 22일에 열린다.
대구/장필수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