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2시30분(한국시각) 개막하는 2024 파리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48번째로 입장한다. 올림픽 역사상 최초로 야외에서 진행되는 개막식에서 선수단은 배를 타고 파리시를 관통하는 센강을 지나 트로카데로 광장에 도착한다.
선수단 입장 순서는 프랑스어 알파벳 순서에 맞춰 정해졌다. 한국은 프랑스어 표기(Corée)가 ‘C’로 시작하기 때문에 전체 206개 참가국 중 비교적 앞순서인 48번째에 위치한다.
올림픽 입장 순서에는 원칙이 있다. 제1회 올림픽(1896년) 개최지에 대한 예우 차원으로 그리스가 가장 먼저 입장한다. 그 다음에는 보통 개최국 언어 알파벳 순서를 따른다. 이번 대회 역시 참가국 중 그리스 선수단이 맨 처음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개최국 프랑스는 마지막을 책임진다. 프랑스에 앞서 다음 올림픽 개최국인 미국(2028년 로스앤젤레스) 선수단이 입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최국의 언어를 존중하다 보니 우리나라의 올림픽 입장 순서는 매번 바뀌어 왔다.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 때 한국은 91개 참가국 중 비교적 뒤 순서인 73번째로 입장했다. 중국어 간체자 획수 기준으로 참가국이 등장했는데, 우리나라는 중국명 첫 글자 한(韓)의 간체자(韩)가 모두 12획이기 때문에 입장 순서가 73번째였다.
2021년 여름에 열린 도쿄올림픽 때는 103번째로 경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 히라가나가 ‘아, 이, 우, 에, 오’로 시작하는 터라 그리스-난민팀(특별입장)-아이슬란드-아일랜드 순이 됐다. 한국은 당시 ‘대한민국’(다이칸민코쿠) 일본어 표기상 103번째 순서로 입장했다. 1988 서울올림픽이나 2018 평창겨울올림픽 때는 한글 가나다순으로 입장해 그리스-가나-나이지리아 순서로 선수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파리올림픽 한국 선수단 기수는 우상혁(육상 높이뛰기)과 김서영(수영)이 맡는다. 두 사람은 50여명의 태극 전사 중 맨 앞에서 태극기를 들고 배에 올라 올림픽의 시작을 알린다. 지난 2020 도쿄올림픽 기수였던 황선우는 개막식 참석 대신 경기장에서 훈련하며 올림픽 메달을 준비한다.
파리올림픽은 역대 최초로 스타디움 밖에서 개막식이 열린다. 각국에서 참가한 1만1229명의 선수는 100여척의 배를 타고 센강 위를 유유하게 지나간다. 선수단 참가 숫자에 따라 복수의 국가가 한배를 탈 수도 있다. 파리의 식물원 근처 오스테를리츠 다리를 출발해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광장까지 6㎞ 구간을 배로 이동하는데, 강 옆에는 노트르담 대성당과 파리 시청 건물, 루브르 박물관, 오르세 미술관, 콩코르드 광장 등이 있다.
확 트인 개방된 장소에서 개막식이 열리기 때문에 센강 주변의 모든 사람이 무료로 이 모습을 관람할 수 있다. 조직위 측은 32만명가량이 올림픽 개막식을 자유롭게 ‘직관’할 것으로 예상한다.
파리/장필수 기자 [email protected]